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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부른 일산화탄소 중독…보일러 배관 언제부터 이랬나
  • (강릉=뉴스1) 서근영 기자
  • 승인 2018.12.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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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도 강릉시 경포동 인근 한 펜션의 사고현장에 있던 가스보일러. 붉은색 원 안이 가스보일러와 배관이 잘못 연결된 부분. (강릉소방서 제공) 2018.12.19/뉴스1 © News1

강원 강릉시에서 10명의 사상자를 낸 펜션 사고의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밝혀진 가운데 정확한 사건 경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경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펜션 2층 보일러실에 있던 가스보일러 배관의 연결이 잘못돼 새어나온 배기가스가 내부로 흘러들어가 참사가 벌어진 것으로 좁혀졌다.

문제는 이런 보일러 배관의 잘못된 연결 시점이 언제부터인지다.

경찰은 보일러가 설치된 시점을 펜션 준공 당시인 2014년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보일러 자체적 문제인지, 이후 배관에 대한 변동이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최초 신고자인 펜션 주인과 확보한 투숙객 명단 등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마지막 투숙객이 언제 머물렀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고 당일인 18일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10시33분까지 1차 감식을 마쳤으며 19일 오후 2시부터 2차 감식을 진행 중이다.

오후 5시쯤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보일러 관계자 등이 동석한 가운데 해당 보일러를 해체해 국과수로 보낼 예정이다.
 

18일 오후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도 강릉시 경포동 인근 한 펜션 현장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이 이틀째 감식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18.12.19/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이들은 보일러 해체 전 사고 당시 내부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의 8배가량인 155~159ppm을 기록했던 것과 관련해 일산화탄소 농도와 보일러 가동 시간 등을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시에 따르면 해당 펜션은 2014년 4월 준공됐으며 규모는 연면적 228.69㎡에 1·2층 구조다. 이후 두세 차례에 걸쳐 소유주가 교체됐으며 현재는 임대업자인 A씨(70)가 지난 7월24일부터 펜션 영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펜션은 총 5호실로 1층에 3호실, 복층구조로 된 2층은 2호실로 구성됐다. 학생들이 변을 당한 곳은 2층으로 방 4개와 화장실 1개, 거실, 보일러실 등으로 구성된 201호실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곳의 보일러 배관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채 어긋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새어나온 일산화탄소를 측정할 수 있는 검침기도 없었다.

인근 주민들은 “우리도 LPG를 사용하는데 딱히 점검을 나온 적은 없다”며 “다만 LPG통을 구입할 때 업자가 ‘배관 등을 교체해야할 것 같다’고 권유하면 그때 교체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로 말미암아 사건 당시 새벽까지 시간을 보낸 학생들이 잠이 들었다가 일산화탄소에 무방비로 노출돼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재(人災) 여부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의학계에 따르면 실내 일산화탄소 수치가 200ppm인 상태로 2시간 정도 방치되면 두통, 현기증, 이명 등 증상이 나타나고 800ppm이면 45분 이내로 구토가 나오고 마취상태에 빠진다.

시중에 판매하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평균 50ppm에서 60~90분 이내로 경보음이 울리고 100ppm에서는 10~40분, 300ppm이 넘어가면 3분 이내로 반복해 울린다.
 

강릉 펜션 사고 이틀째인 19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경포호 인근 사고 펜션의 LPG가스통 주변에서 경찰이 조사중이다.2018.12.19/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가스보일러실에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있었더라면 경보음을 듣고 학생들이 피신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2012년 화재경보기 설치가 모든 주택에 의무화된 반면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의무 조항은 없다.

강릉시는 펜션에 대해 소방관련 사항은 점검했지만 일산화탄소 등 가스누출에 대해서는 지자체 점검 사항에 해당되지 않아 따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어촌민박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해당 펜션이 지난 7월 등록했기에 매년 6월 실시하는 여름철 정기점검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겨울철인 12월 점검여부는 경찰이 조사 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실질적 소유주가 아닌 임대업자이기에 건물 관리를 소홀히 해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릉 펜션 사건 발생 이틀째인 19일 사고를 당한 피해학생이 강릉아산병원에서 챔버치료를 받은 후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나와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있다. 2018.12.19/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현재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 5명 중 2명은 상태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3명은 여전히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주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된 2명은 현재도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에 1구, 고려병원에 2구 등 이번 사고의 사망자 시신 3구는 각 의료기관을 떠나 강릉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해 헬기로 이송된다. 이들은 모두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뉴스1) 서근영 기자  sky40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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