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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 안전이 문제…수능 끝난 고3 '공백기' 해결책은
  •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승인 2018.12.1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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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강릉 펜션 참변'으로 임시휴업에 들어간 대성고등학교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18.12.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정상 수업도 되지 않고, 그렇다고 나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최모씨(55)는 '수능 끝난 고3'을 군대의 '말년병장'에 비유했다. 수학능력시험이라는 '큰 산'을 넘은 학생들에게 사실상 공부를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에 졸업할 때까지 그저 사고가 생기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18일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으로 우정여행을 떠난 서울 은평구 대성고 3학년 학생들이 고농도의 일산화탄소에 노출돼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생들은 수능을 마친 뒤 학교에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해 이 곳에 투숙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개인체험학습은 학생 개인계획에 따라 학교장의 사전허가를 받고 개별적으로 관찰·조사·현장답사·직업체험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학칙이 정한 범위 내에서 학생이나 보호자가 신청하면 학교장의 사전허가를 받아 진행할 수 있다. 학생들은 체험학습 실시 후 보고서를 제출하면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수능을 마친 3학년들에게 개인체험학습을 권고하고 있다. 이 시기 고3 학생들에게는 제대로 된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녹록지 않기 때문에 내놓은 방안이다.

최씨는 "교사 입장에서는 수능 끝난 고3 학생들을 통제하는 것이 매우 곤혹스럽다"면서 "수능까지 마친 아이들의 홀가분한 마음도 모르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아이들끼리 여행이라도 다녀오라는 차원에서 개인체험학습을 독려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체험학습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은 편이다. 우선 '합법적'으로 학교를 빠질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우정여행'을 떠나는 일도 빈번하다.

지난 11월에 수능을 마친 김모군(19)은 지난주에 이미 친구들 4명과 함께 제주도를 다녀왔다. 김군은 "수능까지 다 마쳤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놀러간다'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으셨다"면서 "학교에 가도 무의미하게 시간을 때우다 올 뿐이기 때문에 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체험학습 과정을 전적으로 학생재량에 맡기고, 인솔자도 따로 동행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아직 입시를 마치지 않은 1·2학년의 학사 일정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인솔교사를 보내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더구나 3학년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학생들 대학입시 문제로 현실적으로 자리를 비우기가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사후 관리에 그치는 수준이고, 학생들이 보고한 학습장소를 실제로 확인하는 지도 또한 어렵다.

김군은 "학교를 빠지기 위해 일부러 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가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면서 "나중에 보고서만 작성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강릉펜션 참변을 계기로 수능 뒤 '고3 공백기'를 활용할 바람직한 방안을 찾기 위해 각 교육청별로 우수한 프로그램을 모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생들의 체험활동이 장려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 자체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이와 관련된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고, 교육당국 역시 방학일정이나 수업일수 조정 문제 등 현실적인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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